이사 온 뒤 처음 제대로 맞는 주말인 것 같다. 오랜만에 사람들과 일찍 일어나 모였다. 서점에는 가지 못했다. 감기는 다 떨어진 것 같다.
친구들이 병원에 가라고 재촉한다. 못 내 고마운 일이다. 말이라도 고마운 일이다.
열을 한참 앓고 나니 다 내린 뒤에도 꿈을 꾸듯 생각이 둥둥 뜬다.
내일은 일찍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점심은 쓸 데 없이 모아둔 상품권을 써도 좋겠네. 점심이 되면 날이 또 제법 따뜻하겠지. 순풍 순풍 바람이 불겠지. 저녁에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바람이 찬지 따신지 대체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겨울이라 하는 사람들과 봄이라 하는 사람들의 차림새가 멋대로. 지 멋대로네.
몇 달 간 무엇이든 잘 정리되는 운세라고 한다. 두루뭉술하다.
계절이 잘 정리될 수도 있는 일이지. 당연한 듯이.
봄 기운과 같이. 감기 기운과 같이. 사람과 같이.
운세는 늘 그리 두루뭉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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