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머를 끄는 것을 잊고 집에 오니 음식 한 지 네 시간 되었다고 알린다. 유제품을 많이 먹다 보면 시계가 없어도 기가 막히게 아는 시간도 있다. 소화하는 시간. 위에 들어간 음식이 비워지는 시간.

시간은 일어난 일들로서 느끼게 된다.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간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매일 매일이 꼭 같다면 일 년을 꼬박 세어 보아야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질문이다.

한 주가 무섭도록 빠르게 흐른다. 나이에 대해 생각하는 날들이 꽤 많아졌다.

여전히 주위에는 사람이 많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
풀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그리 하릴없이 시간을 보낸다.

어찌 보면, 대단한 젊음의 낭비. 어찌 보면, 순교자라도 되는 양. 그런 거추장스러운 수식 같이.

그런 시간.

작년 이맘때 보았던 드라마에 나온 노래가 기억을 불러오길래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다. 친구는 아마, 보기보다도 여린 사람일지 모른다. 원래 여릴수록, 겉은 단단해 보이더라고.

어디로 어떻게, 어떤 걸음걸이로 나아가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덕에 작지 않은 실수도 했다.

밤 공기가 차다. 오늘 제법 차다. 세상이 더욱 낯설고, 세상 사람들이 더욱 낯설다. 정이 든 이들 때문인지. 무섭게도 정이 든 이들 때문인지. 세상도, 새 사람도. 외려 더욱 낯설다.

단단해져야 한다.

힘 내어 나아가고, 주위를 바꾸고. 해야 할 일 이상을 자꾸 하고.

자꾸 그렇게 쓰기로 했다. 쓰다 보면 다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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