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것은 참 못하는데 말이지. 그래서 어디라도 늘 적어두기로 한 것인데 말이지. 왜 그런 것들은 잘 적지 않아도 기억에 선명히 남는 일일까. 인화한 사진 같이. 데려다 주며 하던 사사로운 이야기. 늘 익숙한 길로 돌아온 일. 걸으며 하염 없이 나눈 이야기. 나는 주로 들었지. 이제 왠지 정말로. 혹여 더 이상 없어도 이상하지 않을 지도 모를 일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서글프고 시린 것을 정말 어찌 할 수 없다. 그럴 수 밖에는 없는 일이겠다. 짧지 않은 시간. 일 년. 나에게는, 정말로 나에게는 소중한 기억이라, 자꾸 어디를 걷다가도, 가만히 있다가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불쑥 나는 향긋한 음식 냄새와 같이. 그 길에 정한 저녁 메뉴와 같이. 자주 걸어 익숙한 길에도, 마침내 나의 곳이 된 동네에도. 같이 샀던 책, 주었던 자그마한 것. 참 시끄럽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몇, 많지도 적지도 않은. 작고 반짝이는 몇 몇의 것들. 그래서 하염없이 두고 보기 좋은 것들.
반짝이는 것은 늘, 닳아가는 것을 보기 참 어렵다.
숨죽여 잘 지내어 보아야 해. 시간이 가면. 가다 보면. 어느 날 아침에는 마침내 자연스레 사그라 들 일이기도 하다. 그런 것은 익숙하지는 알아도, 머리로는 제법 잘 알아.
괜찮아 질 거야. 그렇게 또 잘 해내야 한다.
날씨가 참 좋은 날들이다, 꼭 좋은 빛에 둔 사진과 같이. 인화한 사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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